.


회원 언론기고 및 출판





북(北) 급변과 한·미 관계/김석우

페이지 정보

작성일2011-05-10 18:41 조회1,208회 댓글0건

본문

김정일의 건강이상설이 나온 이후 한국 정부는 신중하게 잘 대응하고 있다. 시민사회도 패닉현상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성숙되었다.

그러나 북한과 같이 \'실패한 정권\'의 절대 권력자의 건강이상은 불원간 사회 불안정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는 김정일의 건강문제에 내포된 중대한 의미를 냉정하게 파악하고 북한의 급변사태, 남북관계, 그리고 평화적 통일에 이르기까지 큰 그림을 가지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

우선 김정일의 통치능력에는 지장이 없다고 하나, 북한 사회의 충성서약 동향이나 김정일의 나이에 비추어 원상으로 되돌아가기는 어렵다고 보아야 한다. 게다가 김정일 자신의 권력승계 당시와는 달리 후계 지정 과정이 너무 늦었다. 지난 20년간 북한의 시스템은 완전히 실패하여 주민을 먹여 살릴 수 없을 정도로 최악의 상태이기 때문에 후계체제 안정은 쉬운 일이 아니다.

어떻든 표면에 누구를 세우든지 간에 결국 군부의 집단지도체제나 권력투쟁으로 나갈 가능성이 크다. 단기적으로는 정권의 안정성이 취약한 상황에서 강경세력이 모험을 하지 않도록 우리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일정한 과도기를 거쳐 등장할 지도자는 자신의 권력기반을 안정시키기 위해 역설적으로 김정일과 차별화하려 할 것이다. 또 유훈통치도 불가능하고, 정통성도 취약하기 때문에 주민들의 호감을 사려 할 것이다. 유일한 방안은 \'개혁·개방\'이다. 북한 주민들도 중국보다 앞서 있는 남한이 있다는 사실을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강압적 통치만으로는 체제를 지탱하기 어렵게 되었다.

최악의 급변사태가 오더라도, 우리는 북한 주민들이 남한에 의지하면 현재보다 낫다는 확신을 갖도록 해야 한다. 예컨대 유사시 식량, 의약품 등 긴급물자를 최단기간 내에 지원하여 심리적으로 안정시켜야 한다.

그리고 남한 사회 안에서는 북한의 어떤 사태라도 우리가 감당할 수 있고, 분단비용보다는 통일비용이 훨씬 적게 든다는 사실을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 통일되면 남북한이 같이 망한다는 식으로 무책임하게 위기감을 조성해서는 안 된다.

남한이 그 36분의 1 규모의 북한 경제를 감당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남한의 GNP 1%는 북한 GNP의 36%에 해당하기 때문에 독일 통일 과정에서의 시행착오를 참고하면 오히려 적은 비용으로도 쉽게 난국을 극복할 수 있다.

사태의 진전에 따라 지금까지 \'민족끼리\'를 외치면서 속으로는 통일을 거부하던 세력이 급격하게 몰락할 것이다. 북한정권의 핵심계층에서조차 분열·이탈 현상이 촉진되고, 남한에서도 친북좌파는 기댈 언덕을 잃고 스스로 허물어질 것이다. 우리는 위기를 기회로 잘 이용해서 새로운 국민적 대통합을 이루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제적으로 주변 강국들과의 신뢰관계를 강화하는 것이다. 특히 현 국제 질서 주도국인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확고하게 하여 중국, 일본, 러시아의 협력을 얻는 것이다. 독일은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 후 미국의 전폭적 도움이 없었다면 영국, 프랑스 등의 반대로 통일의 꿈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통일 후 북한 인프라 건설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도 국제사회의 지원이 필요하다.

우리는 앞으로 북한의 단편적 상황에 당황할 필요가 없다. 근대화와 민주화를 성공시킨 자신감을 가지고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긴밀하게 협력하면 평화적 통일도 달성할 수 있다.

김석우·前통일원 차관

조선일보/2008년 9월 15일

Warning: Use of undefined constant php - assumed 'php' (this will throw an Error in a future version of PHP) in /home1/page87/public_html/kcfr20/skin/board/basic_book/view.skin.php on line 184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47건 14 페이지
회원 언론기고 및 출판 목록
번호 제목
57 국가이미지와 국가브랜드 가치/조원일
일자: 05-10 | 조회: 1212
2011-05-10
1212
56 위기를 넘어 멀리 보는 ‘정치경제학’ 기대한다/이홍구
일자: 05-10 | 조회: 1239
2011-05-10
1239
55 기축통화 달러 위상 흔들린다지만/윤영관
일자: 05-10 | 조회: 1259
2011-05-10
1259
54 北로켓발사 제재-대화 병행을/이순천
일자: 05-10 | 조회: 1239
2011-05-10
1239
53 북한의 게임 플랜/한승주
일자: 05-10 | 조회: 1244
2011-05-10
1244
52 [초대석]창립 18돌 맞는 한국국제협력단 박대원 총재
일자: 05-10 | 조회: 1380
2011-05-10
1380
51 정치권의 심기일전을 촉구한다/이홍구
일자: 05-10 | 조회: 1218
2011-05-10
1218
50 밖에서 알아줘야 국가브랜드다/서대원
일자: 05-10 | 조회: 1243
2011-05-10
1243
49 남북한 윈윈게임은 가능한가/한승주
일자: 05-10 | 조회: 1306
2011-05-10
1306
48 정치 복원 위해 헌법문화 키우자/이홍구
일자: 05-10 | 조회: 1098
2011-05-10
1098
47 평준화의 환상을 버리자/이인호
일자: 05-10 | 조회: 1339
2011-05-10
1339
46 동북아 넘어 동아시아 외교 주도를/이선진
일자: 05-10 | 조회: 1241
2011-05-10
1241
45 힐러리 장관 방한에 거는 기대와 우려/이홍구
일자: 05-10 | 조회: 1170
2011-05-10
1170
44 ‘시빌리티’는 사치인가/한승주
일자: 05-10 | 조회: 1420
2011-05-10
1420
43 누가, 무엇이 우리를 구해줄 것인가/이인호
일자: 05-10 | 조회: 1348
2011-05-10
1348
42 헌법 존중하는 법치로 민주화 2기를/이홍구
일자: 05-10 | 조회: 1181
2011-05-10
1181
41 미국이냐, 중국이냐 이분법 벗어나야/윤영관
일자: 05-10 | 조회: 1295
2011-05-10
1295
40 오바마 외교와 ‘골디락스 법칙’ /한승주
일자: 05-10 | 조회: 1738
2011-05-10
1738
39 금융위기는 곧 정치위기다./이홍구
일자: 05-10 | 조회: 1221
2011-05-10
1221
38 '일(日) 극우파' 대신 '일(日) 침략적 민족주의자'…
일자: 05-10 | 조회: 1357
2011-05-10
1357
37 우리는 과연 주인 의식을 갖고 있는가/윤영관
일자: 05-10 | 조회: 1251
2011-05-10
1251
열람중 북(北) 급변과 한·미 관계/김석우
일자: 05-10 | 조회: 1209
2011-05-10
1209
35 올림픽과 중국의 갈 길/윤영관
일자: 05-10 | 조회: 1229
2011-05-10
1229
34 탈북자 인권에 韓中작지만 의미있는 진전/김석우
일자: 05-10 | 조회: 1157
2011-05-10
1157
33 혐한증, 중국만 비난할 수 없다/유종하
일자: 05-10 | 조회: 1470
2011-05-10
1470
32 민주주의와 성공적 외교/윤영관
일자: 05-10 | 조회: 1285
2011-05-10
1285
31 ‘외교 60년’ 폄하해선 안 된다/박수길
일자: 05-10 | 조회: 1289
2011-05-10
1289
30 일본의 억지 주장과 우리의 대처/정정검
일자: 05-10 | 조회: 1418
2011-05-10
1418
29 '독도'에 대한 한민족의 바람직한 시대적 자세/정정검
일자: 05-10 | 조회: 1368
2011-05-10
1368
28 한미(韓美)정상이 나눠야 할 이야기/한승주
일자: 05-10 | 조회: 1286
2011-05-10
1286
게시물 검색







한국외교협회 | 개인정보 보호관리자: 박경훈
E-mail: kcfr@hanmail.net

주소: 서울시 서초구 남부순환로 294길 33
TEL: 02-2186-3600 | FAX: 02-585-6204

Copyright(c) 한국외교협회 All Rights Reserved.
hosting by 1004p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