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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화’가 우리의 장래일 수는 없다./소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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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1-05-10 16:05 조회1,42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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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관계, 과거 蘇·핀란드와 비교될 수 없어
‘美·日과의 우호는 안보 위한 방어조치’ 중국에 인식시켜야

지난 4월 27일 베이징 올림픽 성화 봉송 행사 때 일부 중국 유학생의 폭력 행동을 중국의 제국주의적 팽창 성향의 한 징후라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 “우리가 중국의 압도적 영향 아래 핀란드처럼 살아 가는 것은 이제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고 우리 나라의 대 중국 핀란드 화(Finlandization)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조선일보 5월 1일 ‘아침논단’ 참고). 그 가능성을 단호하게 배척하지만 마땅히 예의 경계는 해야 할 것이다.

핀란드는 러시아와 스웨덴 사이에 있는 자유 민주주의 국가다. 남한의 약 3.5배 정도의 땅에 500만 인구가 산다. 1995년 1월 유럽연합(EU)에 가입하여 유럽의 틀 속에 들어가 지금 번영과 안정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지난날 미소 냉전 시기에는 소련이 소위 상호원조조약(1948~1992)으로 뒤집어 씌운 중립 의무와 내정 간섭으로 심각한 주권 제약을 감내하고 살아야 했다. 이때 중립 의무라는 것의 실체는 미국 주도 서방 진영과의 관계를 금지하는 것이었다. 대통령선거 등 중요한 국내 정치에서도 소련이 압력을 행사하여 사실상 정치적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 시기의 핀란드를 ‘거세당한 나라’로 서방 진영에서 묘사했고 이런 상태로 소련의 지배적 영향권에 끌려들어 가는 것을 ‘핀란드 화’된다고 표현하게 됐다.

유럽에서 제2차 대전이 발발한 1939년 가을에 히틀러의 독일과 동맹을 체결한 스탈린의 소련이 핀란드를 침공했다. 작은 핀란드는 50배가 넘는 대국 소련에 결사 항전했지만 패전하여 2만 평방 킬로미터 이상의 영토를 소련에 강탈 당했다.

1941년 이후 독일과 소련이 전쟁하게 되자 잃은 영토를 되찾기 위해 독일 편에 서서 대소전에 참전했다.

독일의 패전으로 2차 대전이 끝나게 되니 소련의 배타적 영향권에 들어가게 되어 ‘핀랜드 화’ 되었던 것이다. 이 시기에 발트해 연안의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는 소련에 병합당했다.

핀란드는 ‘핀란드 화’의 고초를 겪지만 병합 당하거나 위성국가로 전락하지 않았던 것은 대소 항전기에 10만 이상의 병력 손실을 침공군에게 입힐 정도의 강렬한 독립 수호 의지가 힘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 때의 핀란드 항전에 대하여 영국의 당대 역사가 H.G. Wells는 그가 쓴 세계사 책에서 “천하가 경탄했다”고 쓰고 있다.

중국과의 관계에서 우리 나라가 ‘핀랜드 화’될 수 있다는 진단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만에 하나 이런 불길한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중국에 대한 견제 세력과 긴밀하게 협력하는 관계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이의가 있을 수 없다.

또한 그렇게 하는 것에 못지않게 아니 그 보다 더 중요하고 근본적인 일은 우리의 국가적 역량을 크게 키우고 국제사회에서 진정 존중받는 나라가 되는 것과 함께 스스로 나라를 지키겠다는 결연한 국민의 의지가 있어야 한다. 동시에 상호 치명적 이익들을 존중하는 기조 위에서 중국과의 우호관계를 잘 경영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 크기와 절대 우세한 국력 때문에 중국이 적어도 동아시아 지역에서 우월적 강자이고 그런 위치에서 나름대로 특별히 민감하게 생각하는 이익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미·일과의 관계는 중국에 대한 적극적인 대결 구도에서가 이니라, 우리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방어적 조처라는 인식을 중국이 갖게 해야 한다.

소련 해체 이후 보통 국가간 관계로 변환된 핀란드-러시아 관계 전개의 경험에서 우리가 참고할 것이 이런 측면이다.

현재의 한국은 물론이고, 장차 7,000만 인구의 선진 통일한국이 자기들의 ‘핀란드’로 만들기는 물리적으로 가능하지 아니하고, 이로운 일도 아니라는 계산을 중국도 할 것이다.

지난 십수 년 간의 경험이 과시하고 있듯이 한국과의 우호적 협력관계가 중국에도 큰 이득이 되는 것이 분명하게 보일 것이다. 

소병용 전 그리스 대사

미래한국/2008년 5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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