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원 언론기고 및 출판





<조선일보> 강대현 / 사모아에 묻힌 원양 선원들을 기리며

페이지 정보

작성일2013-11-05 15:44 조회1,732회 댓글0건

본문

 



사모아에 묻힌 원양 선원들을 기리며


[조선일보] 기사입력 2013-09-24 03:04

2013092304694_0_59_20130924030604.jpg
강대현 (사)국제교류증진협회 회장·前 주포르투갈 대사

동사모아의 수도 팡고팡고(Pango Pango)는 남태평양의 각국 원양어선들에는 아주 중요한 항구다. 주요 참치 어장과 가까우면서 파도가 없고 수심은 깊은 천혜의 양항이기 때문이다. 60·70년대를 거쳐 80년대 초까지 우리 원양어선들도 많을 때는 한 해 280여척이 기항하며 대양의 거친 파도에 지친 선원들이 심신을 추스르던 곳이다.

1968년 박정희 전 대통령 내외분도 호주·뉴질랜드 방문길에 이 작은 섬 동사모아를 특별히 찾아 이곳 원양 선원들을 격려했다. 당시 여고생이던 박근혜 대통령도 수행단의 일원이었다. 돌아보면 그 시절 이역만리 독일에서 석탄을 캐던 우리 광부들과 똑같이 1달러라도 더 외화를 벌기 위해 남태평양의 험한 파도와 사투를 벌이던 우리 원양 선원들이 박 대통령으로서는 눈물겹도록 고마웠을 것이다.

2006년 8월 필자는 하와이 총영사로서 이 미국령 동사모아를 방문한 바 있다. 성황을 누렸던 팡고팡고 한국 선단이 90년대 들어 모두 철수하면서 박 대통령 방문 후 1972년 개설된 ‘한국관’도 이 시기에 방화로 소실돼 골조만 남아 무척 안타까웠다. 하지만 당시 가장 가슴 아팠던 기억은 동사모아에 있는 약 100기의 우리 선원들 묘지였다. 반듯한 추모비 하나 없이 방치된 묘역에서 이름도 분명치 않은 조그만 돌바닥에 화환을 놓으며 필자는 눈시울을 적셨다. 우리나라가 헐벗고 어렵던 시절 사모아 원양 선원들이 바다의 산업 역군이었음을 감안하면 지금이라도 우리 원양 수산업계와 당국이 협의해 사모아의 선원 묘지를 고국의 가족 곁으로 이장해주든지 아니면 그곳 3곳에 산재한 묘역을 통합해 제대로 된 추모비라도 세우는 것이 오늘날 대한민국의 국격에 합당한 일일 것이다.

마침 지난달 18일 동원그룹 김재철 회장은 ‘스타키스트사모아 설립 50주년 기념식’에서 2008년 인수한 그곳 참치 공장을 장래 글로벌 1위의 수산물 브랜드로 만들겠다고 언명했다고 한다. 그 말대로 이 참치 공장이 세계 최고로 발전하기 바란다. 그러면 교민들도 염원하는 한국 원양 선단의 팡고팡고 복귀도 늘어날 테고, 남태평양에서 땀 흘리며 희생한 우리 원양 선원들의 역정도 재조명받을 것이다. 그리고 불타버린 한국관 자리에 조국의 발전한 모습을 담은 새 한국관도 언젠가 다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강대현 (사)국제교류증진협회 회장·前 주포르투갈 대사]

출처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4&oid=023&aid=000258165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47건 11 페이지
회원 언론기고 및 출판 목록
번호 제목
147 “미국, 천안함 안보리 의장성명 시사”/박수길
일자: 05-10 | 조회: 1458
2011-05-10
1458
146 6자회담서 천안함 논의할 수도/송민순
일자: 05-10 | 조회: 1015
2011-05-10
1015
145 Autistic N.K. and lessons from…
일자: 05-10 | 조회: 1064
2011-05-10
1064
144 A grand strategy for a first-c…
일자: 05-10 | 조회: 1054
2011-05-10
1054
143 천안함 공격은 北의 '핵 증후군'이다/윤영관
일자: 05-10 | 조회: 1181
2011-05-10
1181
142 단호하게, 그러나 슬기롭게 / 이홍구
일자: 05-10 | 조회: 1114
2011-05-10
1114
141 [월드컵 가는길] “2022 한국 유치, FIFA 위원…
일자: 05-10 | 조회: 1222
2011-05-10
1222
140 환상과 위선과 무지의 대가/이인호
일자: 05-10 | 조회: 1140
2011-05-10
1140
139 제헌국회의 정신으로 돌아가자/이홍구
일자: 05-10 | 조회: 1125
2011-05-10
1125
138 상하이 한·중 정상회담에 거는 기대/김석우
일자: 05-10 | 조회: 1109
2011-05-10
1109
137 세계 말라리아를 퇴치하는 날까지/김승호
일자: 05-10 | 조회: 1307
2011-05-10
1307
136 ‘아시아의 세기’ 기다리며 중국에 거는 기대/이홍구
일자: 05-10 | 조회: 1059
2011-05-10
1059
135 유엔 사무총장의 G20 참여를 공식화하자/박수길
일자: 05-10 | 조회: 1044
2011-05-10
1044
134 그때 그걸 꼭 알아야 했을까/이인호
일자: 05-10 | 조회: 1129
2011-05-10
1129
133 아이티에 새마을운동 지원을/조갑동
일자: 05-10 | 조회: 1247
2011-05-10
1247
132 [경술국치100년지상좌담회]한·일 원로6명다시100년을…
일자: 05-10 | 조회: 1158
2011-05-10
1158
131 잃어버린5년,창조교육으로 되찾고 10년내세계100대 사…
일자: 05-10 | 조회: 1054
2011-05-10
1054
130 무상급식, 경쟁없는 평등으로 각인되진 않을까/김주일
일자: 05-10 | 조회: 1272
2011-05-10
1272
129 [허문명기자의 사람이야기]김영희 前세르비아 대사
일자: 05-10 | 조회: 1444
2011-05-10
1444
128 유명환 외교통상부장관 협회 신년하례식 연설문(2010.…
일자: 05-10 | 조회: 1202
2011-05-10
1202
127 국민의 희생을 요구하는 정치/이홍구
일자: 05-10 | 조회: 1099
2011-05-10
1099
126 북한 인권문제 제기하려면 우리도 외국인 인권 개선해야/…
일자: 05-10 | 조회: 1028
2011-05-10
1028
125 老외교관, 일본어 속 한국말 뿌리찾는 이유는?/김세택
일자: 05-10 | 조회: 2726
2011-05-10
2726
124 우리는 한반도 미래 전략을 갖고 있는가/윤영관
일자: 05-10 | 조회: 1076
2011-05-10
1076
123 룸살롱, 민족주의, 그리고 직업의식/이인호
일자: 05-10 | 조회: 1113
2011-05-10
1113
122 중국은 북한을 왜 살살 다룰까/이선진
일자: 05-10 | 조회: 1206
2011-05-10
1206
121 하경덕의 『사회법칙』 80주년/이홍구
일자: 05-10 | 조회: 1126
2011-05-10
1126
120 안보 쓰나미 초래할 고령화/김정원
일자: 05-10 | 조회: 1340
2011-05-10
1340
119 美·中이 멀어질수록 北을 끌어당겨야/윤영관
일자: 05-10 | 조회: 1087
2011-05-10
1087
118 부패 고발 보상제도의 효과/이인호
일자: 05-10 | 조회: 1082
2011-05-10
1082
게시물 검색







한국외교협회 | 개인정보 보호관리자: 박경훈
E-mail: kcfr@hanmail.net

주소: 서울시 서초구 남부순환로 294길 33
TEL: 02-2186-3600 | FAX: 02-585-6204

Copyright(c) 한국외교협회 All Rights Reserved.
hosting by 1004p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