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원 언론기고 및 출판





<내일신문> 박병환 / 러시아의 영공 침범으로 드러난 문제들

페이지 정보

작성일2019-08-26 09:22 조회795회 댓글0건

본문

logo

[신문로] 러시아의 영공 침범으로 드러난 문제들

2019-08-23 05:00:15 게재

 

박병환 전 주러시아 공사

 

 

한일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지난 7 23일 중국과 러시아의 연합훈련 과정에서 러시아 공군기가 독도 영공을 침범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중국과 러시아 공군기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 진입하기도 했다. 한국군은 전투기를 출격시켜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 공군기 쪽으로 경고 사격을 가했다. 이번 사태로 대내외적으로 간단치 않은 문제들이 노정되었다.

우선 한국의 대응에는 문제가 없었나? 사건 당일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은 러시아 연방안보회의 파트루쉐프 서기에게 항의 메시지를 보냈으며, 외교부는 주한 러시아 대사대리를, 국방부는 주한 러시아 공군무관을 각각 초치해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여기까지는 정상적이고 합당한 외교적 조치였다. 다음날 오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날 국방부에 초치된 러시아 무관을 통한 반응이라며 러측이 이번 사태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러측은 상황이 발생하자마자 주러시아 한국무관을 불러 영공침범을 부인하고 오히려 한국군의 대응에 대해 항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와대에서 러측이 신속하게 유감을 표명했다는 보고에 고무되어 사실 확인을 충분히 하지 않고 정무적 판단에서 서둘러 발표한 것으로 판단된다.

주한 러시아 공군무관은 한국측 항의를 가감 없이 본국 정부에 보고해야 하며 본부훈령 없이 어떠한 공식 입장도 표명할 수 없다. 사건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러시아 공군무관의 원론적 발언에 대해 국방부에서 희망 섞인 해석을 했거나 통역이 정확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7 24일 주한 러시아 대사관측은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인용한 국내 언론 보도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독도의 분쟁지역화 가능성

일본의 횡포에 대해 분노를 느끼고 있던 상당수 국민들은 청와대 소통수석의 발표에 잠시나마 위안을 얻었을 것이다. 하지만 성급한 브리핑은 외교가에서는 웃음거리가 되었을지 모른다.

러시아 공군기의 독도 영공 침범에 대해 한국이 7 25일 증거를 제시했다. 러측은 무턱대고 영공 침범을 부인할 것이 아니라 사실관계를 분명히 밝히는데 협조하고 그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두 번째로 러시아가 독도는 한국 영토임을 인정했다는 일부 해석에 타당성이 있는가? 이런 해석의 근거는 러측이 한국 항의에 대해서만 반응을 보이고 일본 항의는 묵살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러측은 영공 침범을 인정하기는커녕 한국군 대응에 대해 항의했다. 러측 발표는 ‘한국의 영공’이라고 하지 않고 ‘다른 나라들의(иностранных государств) 또는 제3국들의(третьих стран)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다’라며 영공 국가를 명시하지 않았다. 게다가 영공국가를 복수로 기술했다. 또한 이번 사건과 관련해 동맹국인 미국 국방부장관이 한국 영공(South Korean airspace)이라고 언급했다고 하지만 그 이후 국무부 대변인은 영공 국가를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를 회피했다.

이번 사태에서 러시아와 미국이 보인 태도를 보면 일본이 국제 사회에서 끈질기게 시도해 온 ‘독도의 분쟁 지역화’가 상당히 진전된 것은 아닌가 하는 우울한 생각이 든다.

계속되는 방공식별구역 무단 진입

세 번째는 중국과 러시아에 의해 무시돼 온 방공식별구역(KADIZ)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에 대한 한국 정부의 확고한 입장이 있는지 궁금하다. 방공식별구역은 영공의 방위를 위해 영공 외곽 공해 상공에 설정한 것으로 자국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면 퇴각을 요청하거나 격추할 수 있다고 사전에 국제사회에 선포해 놓은 구역이다.

그간 한국 정부는 중국과 러시아의 침범이 있을 때마다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요구했지만 시정은커녕 상황은 악화되는 추세이다. 러시아 공군기는 지난달에 이어 8 8일 우리 방공식별구역에 또 다시 무단 진입했다. 이번에는 러시아 공군기가 우리 방공식별구역에 머무른 시간이 매우 짧았고 대부분 일본의 방공식별구역에 머물렀다는 이유로 우리 군은 무단 진입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고 일본 측 발표로 알려졌다.

이런 미온적인 태도로는 러시아 또는 중국의 무단 진입을 억지하기가 어렵지 않을까 우려된다.

 

 

㈜내일신문 | 대표 장명국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51953 등록일자 : 2018.12.06
서울특별시 중구 통일로 92, 13(순화동, KG Tower) 02-2287-230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47건 1 페이지
회원 언론기고 및 출판 목록
번호 제목
447 (학술공공) 회원 서적 출간 안내 (정규섭 회원)
일자: 11-08 | 조회: 154
2022-11-08
154
446 (학술공공) 회원 서적 출간 안내
일자: 06-13 | 조회: 162
2022-06-13
162
445 [신간] 조갑동 / 푸름 Azul (그린비, 2020.…
일자: 11-18 | 조회: 533
2020-11-18
533
444 [신간] 황길신 / 초원의 말발굽 소리 (고글, 202…
일자: 11-18 | 조회: 457
2020-11-18
457
443 [신간] 이용일 / 분단과 통일의 법 (느린생각, 20…
일자: 11-18 | 조회: 562
2020-11-18
562
442 [신간] 백범흠 / 미·중 신냉전과 한국 (늘품, 20…
일자: 11-12 | 조회: 952
2020-11-12
952
441 <미디어시비비비> 박병환 / 참을 수 없는 대한민국의 …
일자: 11-12 | 조회: 479
2020-11-12
479
440 [신간] 서현섭 / 한중일의 갈림길, 나가사키 (보고사…
일자: 11-06 | 조회: 537
2020-11-06
537
439 [신간] 조윤수 / 독일 통일 30년, 독일의 과거에서…
일자: 11-06 | 조회: 436
2020-11-06
436
438 [신간] 손선홍 / 도시로 떠난 독일 역사 문화 산책 …
일자: 11-03 | 조회: 440
2020-11-03
440
437 <성주신문> 김석규 / 올해의 자랑스러운 성주인상 3명…
일자: 10-26 | 조회: 501
2020-10-26
501
436 [신간] 조윤수 / 대사와 함께 떠나는 소아시아 역사문…
일자: 10-26 | 조회: 651
2020-10-26
651
435 <미디어시비비비> 박병환 / 한국인의 대일본 및 중국 …
일자: 10-15 | 조회: 593
2020-10-15
593
434 <세계일보> 이준규 / 외교부, 전문가 집단으로 자존심…
일자: 10-14 | 조회: 512
2020-10-14
512
433 <서울문화투데이> 이함준 / 한국 문화예술의 세계화를 …
일자: 09-18 | 조회: 572
2020-09-18
572
432 [신간] 송금영 / 아프리카 깊이 읽기 (민속원, 20…
일자: 09-16 | 조회: 549
2020-09-16
549
431 <미디어 시시비비> 박병환 / 미중 갈등 악화 가능성과…
일자: 09-15 | 조회: 739
2020-09-15
739
430 <내일신문> 박병환 / 벨라루스 사태, 또 하나의 색깔…
일자: 09-15 | 조회: 717
2020-09-15
717
429 [신간] 김병호 외 / 공공외교의 이해 (명인문화사, …
일자: 09-11 | 조회: 651
2020-09-11
651
428 <중앙일보> 연상모 / 강경 일변도 시진핑 외교, 마오…
일자: 09-11 | 조회: 698
2020-09-11
698
427 <한국일보> 한병길 / 우리가 페로니즘에서 얻어야 할 …
일자: 09-04 | 조회: 984
2020-09-04
984
426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글로벌) 수상자 인터뷰> 이함…
일자: 08-21 | 조회: 613
2020-08-21
613
425 <천지일보> 박병환 / 덩샤오핑이 살아있다면 시진핑에게…
일자: 08-18 | 조회: 586
2020-08-18
586
424 <내일신문> 박병환 / G7개편 구상과 러시아, 그리고…
일자: 08-12 | 조회: 515
2020-08-12
515
423 <천지일보> 박병환 / 에너지 시장의 파워게임과 한-러…
일자: 08-07 | 조회: 573
2020-08-07
573
422 <천지일보> 박병환 / 일본 기업 징용 배상 판결 이행…
일자: 07-29 | 조회: 544
2020-07-29
544
421 [신간] 전봉근 / 비핵화의 정치 리플렛 (명인문화사,…
일자: 07-22 | 조회: 783
2020-07-22
783
420 [신간] 이백순 / 대변환 시대의 한국 외교 (21세기…
일자: 07-15 | 조회: 802
2020-07-15
802
419 <중앙일보> 임한택 / 대법원 강제징용 판결의 현금화 …
일자: 07-14 | 조회: 782
2020-07-14
782
418 [신간] 황순택 / 서양명화 읽어주는 외교관 (모노폴리…
일자: 07-10 | 조회: 1000
2020-07-10
1000
게시물 검색







한국외교협회 | 개인정보 보호관리자: 박경훈
E-mail: kcfr@hanmail.net

주소: 서울시 서초구 남부순환로 294길 33
TEL: 02-2186-3600 | FAX: 02-585-6204

Copyright(c) 한국외교협회 All Rights Reserved.
hosting by 1004p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