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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박병환 / 신북방정책도 용두사미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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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9-10-11 09:57 조회57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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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로] 신북방정책도 용두사미 되나?

 

2019-10-04 10:00:00 게재

 

박병환 전 주러시아 공사

 

 

 

9월초 블라디보스톡에서 제5차 동방경제포럼이 열렸는데 그 기간에 문재인 대통령은 동남아 3개국을 순방했다. 문 대통령은 2017 8월 북방경제협력위를 발족시켰고 다음 달 열린 제3차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해 신북방정책을 천명하고 한러 협력을 위한 분야로서 ‘9개다리’를 제시했다.

현 정부의 러시아에 대한 이러한 적극적 자세에 대해 러시아는 문 대통령이 2018 6월 월드컵 계기로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김대중 대통령의 방러 이래 처음으로 국빈 예우로 화답했다. 2018 9월 제4차 동방경제포럼에는 이낙연 총리가 대신 참석했는데 지각대장으로 소문난 푸틴 대통령은 이 총리와 회담 장소에 먼저 와서 기다렸다. 당시 문 대통령은 북한 방문에 앞서 준비에 집중하기 위해 부득이 이 총리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동남아 순방 기간과 겹친다는 게 이유였고 총리도 자리를 비우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해 홍남기 부총리를 보냈다고 알려져 있다. 국내 러시아 전문가들은 이런 정부 결정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한국은 러시아 극동지역 개발의 핵심 파트너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동방경제포럼에서 그 존재감은 미미했다. 홍 부총리는 푸틴 대통령과 별도 면담을 갖지 못한 것은 물론 정상급 참석자들 토론에 참여할 수 없었고 한러 세션에 러측에서는 차관급이 참석해 양자 협력 중요성에 대한 진부한 원론적인 이야기만 오고갔으며 남·북·러 세션은 개최되지도 못했다.

이에 반해 일본은 아베 수상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참석했고 남쿠릴열도를 둘러싼 영토 분쟁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8개항의 협력 어젠다를 제시하며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협력 강화를 도모했다. 이번에는 인도 모디 총리와 말레이시아 마하티르 총리도 참석해 구체적인 협력 의사를 보였다.

한국 존재감 갈수록 줄어

왜 문 대통령은 태국 미얀마 및 라오스 3개국을 굳이 동방경제포럼 개최 기간에 방문해야 했을까? 11월 부산에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개최되는데 그 때 얼마든지 3개국 정상들과 개별적인 회담이 가능하다. 이번 순방 결과에 대한 청와대 발표를 보면 주목할 만한 것이 별로 없고 겨우 ‘대통령 임기 내 아세안 10개국을 방문하겠다’는 공약을 조기에 달성했다고 했는데 이 공약에 관심 갖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돌이켜 보면 최초로 북방정책을 표방했던 노태우정부 시절에는 한국 외교 지평과 한국인의 대외경제활동 무대를 획기적으로 확대하는 성과가 있었다. 하지만 그 이후 특히 러시아와의 협력 측면에서 볼 때 역대 정부는 말의 성찬을 펼치기만 하고 노태우정부 정책을 충실히 계승하지 못했다. 지금과 같이 북핵 위협이 엄중하지도 않았고 심각한 대북 제재라는 걸림돌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진정성을 갖고 추진한 것이 거의 없었다.

이번 정부도 신북방정책이라고 하며 철도 연결, 가스관 건설 전력망 연결 등 해묵은 메가 프로젝트 이야기를 반복하고 동아시아 철도공동체를 거론해 국민들에게 근거 없는 기대감을 불어넣기만 하고 있다. 인터넷에서 가상 유라시아 철도승차권이 인기를 끌었던 일이 아직도 생생하다. 지난 주 모스크바에서 개최된 연례 한러 경제공동위만 보더라도 서비스 및 투자 분야 FTA 협상을 연내 타결하자는 목표를 제시한 것 외에 주목할 만한 성과가 없어 보인다. 문 대통령이 제시한 소위 ‘9개 다리’ 협력도 아직까지는 이렇다 할 성과가 없다.

미래를 위한 투자 시급

연해주를 비롯한 러시아 극동지방은 저성장의 늪에 빠져있는 한국경제에 돌파구가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통일과정과 그 이후를 생각할 때 현재는 큰 이익이 보이지 않는다 하더라도 미래를 위해 투자를 해두어야 하는 곳이다. 한국 기업들이 근시안적으로 단기 이익에 급급해 하는 자세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한국은 유라시아 진출에 있어 중국과 경쟁에서 당연히 패배하고 말 것이다. 벌써 현 정부가 집권 3년차로 접어들었으나 가까운 장래에 푸틴 대통령 방한 계획에 대해 아직까지 알려진 바가 없는 것은 이 정부가 표방하는 대 러시아 정책에 비추어 볼 때 이해하기 어렵다.

러시아는 전략적 관점에서 통일한국의 출현에 대해 호의적인 입장이며 유라시아 진출에 있어서 핵심 파트너이다. 러시아가 한국에 멍석을 깔아주려고 하나 역대 정권은 보수 진보를 막론하고 출범 초기에 반짝 관심을 보였다가 시간이 지나면 관심이 사그라지는 양상을 보였다. 현 정부도 그런 길을 걷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기우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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