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 박병환 / 러시아는 북한과 동맹 관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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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로] 러시아는 북한과 동맹 관계는 아니다
2019-12-27 10:00:00 게재
박병환 전 주러시아 공사
최근
들어 비핵화 대화가 진전되지 않고 북미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와 중국은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한 제재 완화 결의안을 제출했다. 대부분 한국 사람들은 막연히 러시아가 북한의 동맹국이고, 그 결과
북한 편을 든다고 생각한다. 북러 관계가 과연 동맹관계인지 그리고 북중 관계에 비교하면 어떤지 확인해
보고자 한다.
1961년 7월 북한은 소련 및 중국과 각각 우호협력 및 상호원조조약을 체결했다. 이 조약들은 유사시 자동 군사 개입을 규정한 동맹조약이다. 그런데 1990년대 들어 냉전이 종식되고 한국과 외교관계를 맺으면서 러시아로서는 북한과 동맹조약을 유지하는 것이 다소
부담이 되었다. 1994년 6월 김영삼 대통령은 옐친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북러 조약 폐기를 강력히 요청했다. 러시아가 1995년 8월 북한에 조약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통보함으로써 1996년 9월 10일부로 효력을 상실했다. 몇
년이 지나 러시아는 북한과 관계를 재정립한다는 차원에서 2000년 2월
새로운 우호선린협력조약을 체결했다. 새 조약에는 1961년
조약과는 달리 자동 군사개입 조항이 빠졌으며 경제·문화·기술협력에 관한 내용들이 포함되었다.
반면에 중국이 1961년 북한과 체결한 조약은 여전히 유효하다. 따라서 유사시 자동 군사 개입 조항이 살아있다. 2000년 북러
조약은 어느 일방이 효력 만료일 12개월 이전까지 폐기 의사를 통보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5년간 연장된다고만 되어 있으나 북중 조약은 쌍방이 수정 또는 폐기할 것에 합의하지 않는 한 계속 유효하도록
돼 있다. 어느 일방이 이의를 제기하더라도 다른 일방이 동의하지 않는 한 조약이 계속 유지된다는 의미다.
한국 요청에 따라 조약도 폐기
우리가 한러 관계를 관리하는 데 있어 러시아가
한국 요청에 따라 북한과 1961년 조약을 순순히 폐기시켰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북중 사이에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당시
러시아는 체제 전환 이후 한국 투자에 대한 기대가 매우 높았다. 옐친 대통령은 북한과 관계는 아예 도외시하기까지
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1961년 북러 조약이 폐기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후 경제협력에 대한 한국 측의 소극적인 자세는 러측에 큰 실망을 안겨주었다. 1997년에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남북 및 미국과 중국, 소위 4자회담 프로세스로 시작되어 러시아는 소외되었다. 2000년 푸틴
대통령 등장 이후 내부적으로 옐친정부 시절 남한 일변도 대한반도 정책에 대한 반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2000년 2월 북한과의 냉각된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새로운 우호협력조약이 체결된 것이다.
한편 그간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북미간 정상회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중국은 북한에 대해 어떤 움직임을 보였던가? 시진핑 주석이 김정은 위원장을 몇 차례나 중국으로 불러들이고 자신이 평양을 방문하기도 했던 것은 북핵 해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 중국의 움직임은 북미 협상이 급진전되어 혹시라도 북한이 미국
쪽으로 기울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 나온 초조함과 조바심의 표현으로 볼 수 있겠다.
반면에 러시아는 중국과는 달리 북미 협상에 대해 견제하거나 방해하는 움직임이 없었다. 일각에서는
지난 4월 북러 정상회담 계기에 푸틴 대통령이 6자회담을
제안했다고 주장하였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었다.
한러수교 30주년 관계개선 기회
러시아가 북한 노동자들을 받아들이는 것은
북한을 돕기 보다는 러시아의 필요성에 기인한 것이다. 러시아는 한반도의 78배나 되는 광대한 영토에 인구는 겨우 약 1억5000만명 밖에 되지 않는다.
이에 극심한 노동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극동시베리아 지역은 심각한 상황이다. 이런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는 중국인들 대신 북한 사람들을 고용하는 것은 러시아로서는
자연스런 선택이다.
러시아와 북한 관계가 특별한 관계인 면은 분명히 있지만 중국과 북한 관계처럼 동맹관계라고 평가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된다. 앞서 지적했듯이 러시아는 한국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얼마든지 한국 쪽으로 기울게 할 수 있다. 내년이면 한러 수교 30주년이 되는데 푸틴 대통령 방한이 전망되고
있다. 그의 방한이 성사된다면 그 기회에 양국 관계의 획기적인 발전을 위해 어떤 성취가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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