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 박병환 / 국제유가 러시아 손에 달렸다
페이지 정보
작성일2020-04-06 10:32 조회538회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글로벌] 국제유가 러시아 손에 달렸다
2020-04-03 10:00:00 게재
국제유가가 급락하다가 반등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가전쟁의 두 당사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사이를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얘기를 나눈 후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대화했다고 밝혀 모종의 타협이 이루어졌음을
시사했다.
사우디 국영 SPA통신도 사우디가 원유시장을 안정시키는 공평한 원유생산을 합의하기 위해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 회의(OPEC과 러시아 등 10개 산유국의 연대체), 다른 국가들이 모이는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유가폭락 사태가 진정될지 주목된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유가하락에 대처하기 위해 3월 6일 OPEC+ 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에서 러시아가 사우디의 합의안을 거부했다. 사우디가 러시아에 대해 오히려 증산하겠다고 압박하자 이미
폭락한 국제유가는 더 떨어졌다.
러시아와 사우디 간 감산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기존 합의가 만료되는 4월 초부터 모든
산유국이 증산에 나서게 되고 유가하락은 계속될 상황이었다. 그렇게 되면 석유시장의 주공급자인 사우디
미국 러시아 모두 큰 타격이 불가피했다. 특히 미국 셰일석유회사들의 줄도산이 예상됐다.
2010년대 중반 이후 셰일석유 생산단가의 지속적인 하락 덕분에 미국이 국제석유 공급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등장하면서 OPEC은 가격주도자로서의 위치를 점차 상실하게 되었다. 미국에 대항하기
위해 OPEC 비회원국인 러시아도 참여하는 OPEC+를 결성했는데
결과적으로 러시아는 OPEC의 결정에 대한 거부권을 쥐게 되었다.
미국의 러시아 가스수출 방해에 저항
최근 감산합의 불발 이후 러시아는 매일 1억~1억5000만달러 손해를 보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왜 사우디의 감산 요청을 거부했을까? 최근 수년간 러시아가 점유하고 있던 시장을 잠식해 온 미국 경쟁기업들을
도태시키겠다는 의도와 그간 미국의 대러시아 정책에 대한 반격이라는 해석이 있다.
러시아는 당초 2019년 하반기에 러시아 발틱해 연안에서 독일 북부 해안을 연결하는 해저가스관
노드스트림2(Nord StreamⅡ) 공사를 마치고 2019년 말부터 가스를 공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미국의 노골적인
방해로 공사가 지연됐다. 게다가 미국은 베네수엘라산 석유·가스의 판매와 수송을 맡고 있는 러시아 로스네프치(Роснефть)사를 제재하기도 했다.
러시아나 사우디 모두 코로나19로 인한 수요위축 때문에 이미 매우 낮은 수준인 유가가 더
떨어지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 사우디는 생산단가 측면에서 러시아나 미국에 비해 우위지만 국가재정의 석유·가스
판매 수입 의존도가 70%가 넘어 유가 하락세의 지속을 감당하기 어렵다.
최근 무디스 평가에 따르면 러시아는 다른 산유국들에 비해 코로나19 사태로부터 덜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석유가스 판매수입이 재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 정도라서
사우디에 비해 저유가 상황에서 좀 더 버틸 여력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 셰일기업들에게 타격을 주려고 한다는 데는 러시아와 사우디가 같은 입장이다. 러시아도
감산 자체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감산은 유가상승으로 이어지고 시장점유율과 판매수입이 증가할
수 있으나 동시에 미국 기업들에 회생의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 세계경제의 위축으로 인한 석유수요
감소 추세가 어떻게 될 것인가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사우디, 러시아와의 타협 포기할 수 없어
러시아-사우디 갈등의 최대 피해자는 미국의 셰일석유 산업이 될 것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이 러시아에 책임을 물어 제재를 하겠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노드스트림2 건설과 관련해 독일 등 유럽 국가들에게 러시아산 가스를 사지 말라고 압력을 가하고 가스관 공사 참여 회사들을
제재한 미국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제재를 거론하고 나선 것이다.
어쨌든 사우디아라비아는 석유카르텔의 영향력을 회복하기 위해 러시아와의 합의를 포기할 수 없을 것이다.
러시아측 전문가 의견에 따르면 현재 양국간에 긴밀한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한다. 러시아도
파국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머지않아 타협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내일신문 | 대표
장명국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51953 등록일자 : 2018.12.06
서울특별시 중구 통일로 92, 13층(순화동, KG Tower) ☎ 02-2287-2300
웹사이트 운영대행사 : (주)내일이비즈
01-86-52538 Copyright © All rights reserved.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