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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박병환 / 북한 변화 가능성과 러시아의 선택 (202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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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외교협회 작성일20-05-18 09:37 조회3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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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북한 변화 가능성과 러시아의 선택

 

2020-05-15 10:00:00 게재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  전 주러시아 공사 

 

 

최근의 김정은 유고설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유고설이 퍼지는 동안 전문가들은 만일 북한에서 급변사태가 발생할 경우 관련국들이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예측과 분석을 내놓았다. 당장은 그런 일이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하지만 한반도 주변국 가운데 러시아가 북한 유사시 어떤 입장을 취할지 가늠해보는 것은 미래에 대비한다는 차원에서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러시아의 대한반도 정책은 소련 시절과 그 이후로 구분할 수 있다. 소련은 1948년 북한정권 수립을 후원했으며 냉전기간 내내 한국을 적대시했다. 냉전 종식 이후 옐친정부는 한국을 중시하는 대한반도 정책을 취하고 북한과는 거리를 뒀다. 이러한 배경에서 당시 김영삼 대통령 요청으로 1960년대 초 북한과 체결한 군사동맹조약을 폐기해버렸다.

푸틴 집권 이후에는 사실상 남북한 등거리 외교를 펼치고 있다. 이전의 정책이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 약화를 가져왔다는 판단에 따라 경제협력 측면에서는 한국 쪽으로 기울었지만 북한과의 관계도 중시하기 시작한 것이다.

푸틴 집권 이후 등거리 외교로 전환

러시아는 2000년에 북한과 냉각된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새로운 우호협력조약을 체결했고, 푸틴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했다. 즉 러시아는 한반도에서 역할 유지와 실리를 함께 추구하고 있다.

남·북·러 철도, 가스 및 전력망 연결 등 거대 프로젝트 실현과 극동 러시아 개발은 러시아의 국가적 의제다. 이를 위해서는 남북관계가 통일까지는 아니더라도 서로 교류하고 협력하는 관계로 호전되는 것이 필요하다. 이 점에서 러시아는 주변국들 가운데 남북관계 개선, 나아가 통일에 대해 가장 호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 급변사태시 중국이 북한에 대해 전격적으로 단독 군사작전을 전개해 평양에 친중정권을 수립하려 할 경우 러시아로서는 강 건너 불처럼 바라만 보기가 어려울 것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의 위협에 완충지대 역할을 하면서 중국에 의존적이고 순종적인 북한이 가장 바람직할 것이다. 북미 정상회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시진핑은 김정은을 세 차례나 초청했고 자신도 평양을 방문했다. 이는 중국이 북한의 대외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우려를 갖고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중국은 급변사태를 이용해 확실한 친중 정권을 수립하려는 유혹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중국은 미국에 대해 북한의 핵무기 및 시설 제거를 명분으로 내세울 것이다. 미국의 주 관심사는 남북통일 여건 조성보다는 대량살상무기의 확산 방지 및 통제이므로 한국을 배제하고 미중 사이에 담합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 중국의 개입이 핵무기의 제거와 한반도 정세의 현상유지로 끝나는 것이라면 미국은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상황 전개는 한국으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아닐 수 없다. 북한의 친중 정권과는 통일은 고사하고 전향적인 남북관계를 논의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으로서는 북한 급변사태가 외부 개입 없이 수습되고 더 이상 한국을 기만하지 않는, 진정성을 가진 정권이 들어서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러시아는 북한을 자신의 영향권에 포함시켜 인식해왔기 때문에 북한에 대한 중국의 독점적 영향력 행사를 용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사실상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이 심각하게 축소되거나 상실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중국이 군사행동에 나설 경우 제동을 걸 수 있는 나라는 러시아밖에 없다.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견제

한국에서는 중러관계를 미일관계와 비슷한 것처럼 잘못 이해하는 경향이 있는데 현실을 모르고 하는 이야기이다. 물론 러시아가 중국이 제시하는 조건에 따라서는 타협할 수도 있으나, 북한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이해관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북한 급변사태에 대처하기 위해 군사적인 대비책뿐만 아니라 한국과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관련국을 우군으로 확보하기 위한 능동적 외교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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