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고충 대변한 '20초의 침묵' / 김진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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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조회 1,459회 작성일2011-05-10 19:40:00본문
외교관은 잘하면 당연, 못하면 뭇매"… 민동석 차관, 연설 중 토로
외교통상부 민동석 제2차관이 연설 중 20초간 침묵했다. 24일 오전 서울 세종로의 외교부 청사에서 두산중공업 심규상 운영총괄 사장으로부터 리비아 철수 지원에 대한 감사패를 받는 자리에서였다. 두산중공업은 리비아 정세가 악화된 지난 2월 말 외교부가 이집트항공을 설득해 자사 직원들이 카이로로 철수할 전세기를 구해준 점에 고마움을 표했다. 그러나 민 차관의 20초는 요즘 외교부 분위기를 대변하는 듯했다.
민 차관은 감사패를 받은 뒤 인사말을 통해 "따뜻한 감사의 뜻은 음지에서 묵묵히 고생하는 직원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일본 (대지진 현장인) 센다이에서 온종일 발로 뛰고 국민들을 위한 구호·구조 활동을 한 다음, 밤엔 총영사관 관저에서 새우잠으로 밤을 지새우고 있는…"이라고 말하다가 목이 메었다.
20초간 입을 떼지 못한 채 단상만 내려다보는 민 차관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잠시 뒤 "우리 신속대응팀에도 정말 큰 위로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을 이었지만 목소리는 떨렸다.
올해 들어 외교부는 소말리아 해역에서의 선박 피랍, 이집트·리비아 사태, 뉴질랜드 지진, 일본 대지진 등 많은 사건·사고를 겪었다. 그때마다 본부와 현지 공관 직원들이 신속대응팀을 꾸려 24시간 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매번 \'철수할 때 전세기 항공료를 내주지 않는다\' \'일본 교민에 대한 철수 권고가 늦어져 일본 회사의 눈치를 보면서 귀국해야 한다\' 같은 비판이 뒤따랐다. 이 때문에 외교부 내엔 \'고생하는 보람이 없다\'고 한탄하는 분위기가 있다.
민 차관도 이날 연설에서 "온갖 악조건 속에 위험을 무릅쓰고 대응해 무사히 넘어가면 당연한 일이고, 조금이라도 잘못이 발견되면 가혹할 정도로 비판받는 것이 요즘 세태"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2011. 3. 25)
외교통상부 민동석 제2차관이 연설 중 20초간 침묵했다. 24일 오전 서울 세종로의 외교부 청사에서 두산중공업 심규상 운영총괄 사장으로부터 리비아 철수 지원에 대한 감사패를 받는 자리에서였다. 두산중공업은 리비아 정세가 악화된 지난 2월 말 외교부가 이집트항공을 설득해 자사 직원들이 카이로로 철수할 전세기를 구해준 점에 고마움을 표했다. 그러나 민 차관의 20초는 요즘 외교부 분위기를 대변하는 듯했다.
민 차관은 감사패를 받은 뒤 인사말을 통해 "따뜻한 감사의 뜻은 음지에서 묵묵히 고생하는 직원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일본 (대지진 현장인) 센다이에서 온종일 발로 뛰고 국민들을 위한 구호·구조 활동을 한 다음, 밤엔 총영사관 관저에서 새우잠으로 밤을 지새우고 있는…"이라고 말하다가 목이 메었다.
20초간 입을 떼지 못한 채 단상만 내려다보는 민 차관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잠시 뒤 "우리 신속대응팀에도 정말 큰 위로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을 이었지만 목소리는 떨렸다.
올해 들어 외교부는 소말리아 해역에서의 선박 피랍, 이집트·리비아 사태, 뉴질랜드 지진, 일본 대지진 등 많은 사건·사고를 겪었다. 그때마다 본부와 현지 공관 직원들이 신속대응팀을 꾸려 24시간 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매번 \'철수할 때 전세기 항공료를 내주지 않는다\' \'일본 교민에 대한 철수 권고가 늦어져 일본 회사의 눈치를 보면서 귀국해야 한다\' 같은 비판이 뒤따랐다. 이 때문에 외교부 내엔 \'고생하는 보람이 없다\'고 한탄하는 분위기가 있다.
민 차관도 이날 연설에서 "온갖 악조건 속에 위험을 무릅쓰고 대응해 무사히 넘어가면 당연한 일이고, 조금이라도 잘못이 발견되면 가혹할 정도로 비판받는 것이 요즘 세태"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2011.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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