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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장재복 / 4강외교 넘어 ‘인도 전략’이 필요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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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조회 21회 작성일2025-05-19 13: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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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강외교 넘어 ‘인도 전략’이 필요한 때

2025-05-16 13:00:10 게재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경쟁이 격화되면서 세계질서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전통적인 강대국 중심 체제에 대한 신뢰가 저하되고 외교적 입지를 확대하려는 중견국들의 시도가 강화되는 가운데 인도가 새로운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은 6월 대선 이후 출범할 신정부의 외교 정책에서 인도의 전략적 가치를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


인도는 인구 세계1위, 경제 규모 5위, 주식시장 규모 4위로 성장했다. 향후 독일과 일본을 제치고 세계 3대 경제대국(G3)으로 도약할 것이라는 전망도 무리가 아니다. 안보 외교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존재감을 키우는 인도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도 핵심 파트너로 자리 잡았으며 쿼드(Quad) 협력체에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전세계 주요국들은 인도와의 전략적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빈번한 정상급 교류를 가지면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편 중국을 바라보는 인도의 시선은 복합적이다. 오랜 역사 속에서 형성된 라이벌 의식, 1962년 중인전쟁의 패배, 최근 5~6년간 국경분쟁으로 누적된 긴장이 여전히 남아 있다. 그럼에도 인도는 전략적 자율성을 중시하며 과도한 대응으로 안보불안을 증폭시키는 것을 경계한다. 대중 경제 의존도를 점진적으로 줄이되 불필요한 충돌은 피하려는 신중한 외교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신흥 강국 인도와 전략적 소통 강화 필요


이러한 인도의 외교기조는 글로벌사우스(Global South)의 대표주자이자 독립적 외교행보를 추구하는 신흥강국의 면모를 보여준다. 인도는 2023년 G20 의장국으로서 다자 무대에서 주도적 역할을 수행했고 브릭스(BRICS), 상하이협력기구(SCO) 등 소다자 협력체를 통해 외교 공간을 넓히고 있다. 이런 인도의 부상은 한국에 중요한 전략적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2015년 합의한 한-인도 ‘특별 전략 동반자’ 관계는 아직 실질적 협력의 틀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대기업 중심의 경제협력은 꾸준히 진행되었고 양국간 고위급 인사의 상호방문의 명맥은 유지되었다. 하지만 외교 안보 과학기술 문화 등 전략 분야에서는 여전히 미국 중국 일본 중심의 4강외교 구도를 벗어나지 못하는 우리의 현실 속에서 인도의 전략적 우선순위는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쉽다. 이제 정말로 한국 외교의 시야를 넓히고 인도를 핵심 파트너로 설정할 때다.


첫째, 신정부는 한-인도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 격상시키는 외교 구상을 제시해야 한다. 단순한 경제협력에 그치지 않고 안보 에너지 기술 기후변화 글로벌거버넌스까지 포괄하는 협력의제를 구성하고 전략적 소통을 질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


둘째, 인도와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사우스 국가들과의 연계력을 높여야 한다. 인도는 개발도상국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위치에 있고 한국 역시 중견국 외교를 강화하려는 입장이다. 공동프로젝트 국제개발협력(ODA) 교육 인프라협력 등을 통해 상호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


셋째, 첨단산업 분야 협력 확대가 중요하다. 디지털경제 인공지능 반도체 그린에너지 등은 한국의 기술력과 인도의 인재력 시장성을 결합할 수 있는 최적의 분야다. 최근 인도는 반도체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한국 기업과의 기술협력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넷째, 문화외교 차원에서 인도를 단순한 한류 소비시장으로 보지 말고 인도의 전통문화와 정체성을 존중하며 상호교류를 확대해야 한다. 인도는 자국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나라다. 일방적 홍보가 아닌 상호존중이 필요하다. 2023년 주인도 한국대사관이 인도 영화 RRR의 주제곡 ‘나뚜나뚜’ 댄스 커버 영상을 선보여 현지 사회로부터 큰 호응을 얻은 사례는 쌍방향 공공외교의 성공사례로 평가받을 수 있다.


다섯째, 인도 차세대와의 인적교류 기반을 넓혀야 한다. 한국학과 한국어 교육을 확대하고 유학생 장학 프로그램, 청년 교류사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또한 외국인 고용허가제(E-9) 대상국에 인도를 포함시켜 국내 산업에 인도 인력을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이러한 인적교류는 양국 관계의 지속성과 미래자산을 함께 담보해줄 것이다.


한국 외교, 제3의 선택지 키워야 할 시점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한국 외교는 이제 제3의 선택지를 키워야할 시점에 와 있다. 인도는 단순한 협력대상이 아니라 글로벌 전략 지형에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파트너다.


신정부는 기존 4강 외교의 틀을 넘어 인도를 중심축의 하나로 명확히 자리매김하는 과감한 전략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미래를 준비하는 외교이고 한국 외교의 지평을 넓히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장재복 전 주인도대사 씨티넷(CityNet) 사무국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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