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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정해문 / 지정학적 불확실성 마주한 2025년 아세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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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조회 99회 작성일2025-03-21 15:4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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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장국 말레이시아 '5월 정상회의 확대' 박차 … 트럼프의 관세전쟁, 

아세안 전체가 사정권 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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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 아세안(ASEAN) 정상회의를 앞두고 의장국 말레이시아가 성과물 창출을 위한 마라톤 코스를 질주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아세안 의장국은 의장국 수임 기간 상·하반기로 나누어 각 한차례씩 정상회의를 주최한다.
 

상반기 정상회의는 아세안 자체 정상회의로 이번에는 말레이시아가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개최한다. 하반기 정상회의는 아세안 자체 정상회의와 동아시아정상회의 및 아세안 플러스 한중일 정상회의 등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로 크게 두 범주로 대별하여 의장국이 주최한다.

말레이시아가 2025년 아세안 의장국을 본격 수임한 지 벌써 한 분기 가까이 되어 가고 있다. 동료 아세안 회원국과 역외 대화 상대국의 남다른 기대 속에서 10년 만에 다시 아세안 호의 조타수 자리를 잡고 지정학적, 지경학적 파고와 격량을 해쳐나가고 있다.

과거 두 차례 말레아시아는 아세안 의장국 수임 시 아세안 발전사에 있어서 금자탑이라 할 수 있는 성과를 창출해 냄으로써 국제사회로부터 역량을 인정받았다. 2005년 의장국으로서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출범을 주도해 아세안의 위상을 크게 제고하고 아세안을 기라성 같은 글로벌 리더들이 참가하는 다자 정상외교의 주 무대 중 하나로 자리매김 시켰다.

여기에는 미·중·러 등 현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3국과 추후 안보리 개편시 신규 상임이사국으로 유력한 일본과 인도, 그리고 G7 확대 개편시 가입이 거론되는 한국, 호주 등 글로벌 외교 무대의 헤비급 나라들이 포진하고 있다. 또다른 안보리 상임이사국 영국이 브렉시트 이후 아세안 대화상대국으로 참여하면서 인도·태지역으로 눈을 돌리며 아세안과의 관계 강화에 주력하고 있는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또한, 동아시아정상회의는 ‘아세안 + 한중일’ 정상회의와 더불어 동아시아 지역 통합과 공동체 구축을 촉진하는 쌍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2015년 의장국으로서 말레이시아는 아세안 공동체를 출범시킴으로써 아세안 발전의 방향성을 확고하게 설정해 새로운 아세안으로 거듭나는 전기를 마련하고, ‘사람 중심의 공동체’ 개념을 성안해 아세안 시민들 사이에 아세안 정체성이라는 자긍심이 뿌리 내리도록 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말레이시아의 야심찬 의장국 수임=다시 10년 후 아세안 공동체 출범 10주년을 맞아 말레이시아가 아세안 의장국 바톤을 이어받았다. 아세안을 이끌 말레이시아가 세계와 함께 호흡하는 역동적 아세안을 만들기 위해 어떤 획기적인 이니셔티브를 갖고 나올지, 세계인들의 머릿속에 아세안의 진정한 모습을 어떻게 각인시킬지 전 세계가 기대하면서 지켜보고 있다.

아세안 의장국 수임 기간은 새해 1월 1일부터 그 해 말까지 1년이다. 의장국 인수 인계식은 두 나라 정상 레벨에서 이루어진다.

작년 10월 라오스 주최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말미에 당시 의장국 라오스와 차기 의장국 말레이시아의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의장국 인수인계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안와르 말레이시아 총리는 2025년 아세안 의장국 주제로 “포용성과 지속 가능성”을 선정하였음을 공식 발표하였다. 이 주제는 앞으로 1년간 의장국 활동을 뒷받침하는 지도 원리 역할을 한다.

의장국 수임의 출발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첫 번째 각료급 행사는 1월 중순 개최되는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와 2월 개최되는 아세안 경제장관 회의다.

1월 19일 개최된 외교장관 회의에서 말레이시아는 의장국 활동의 우선순위 분야와 예상 결과물을 제시했으며, 이를 통해 더 통합되고 포용적이며 지속 가능한 아세안 공동체를 가꾸어 나가려는 자신의 지도력을 부각시키고자 주력하였다.

2월 28일 개최된 아세안 경제장관 회의에서는 18개 경제 분야 우선 추진 결과물을 포함한 경제 분야 이니셔티브를 승인하였다. 여기에는 아세안 경제 통합, 포용적 성장 촉진, 지속 가능성 향상, 디지털 경제 확대를 위한 공동 노력이 포함되어 있다.

◆5월 정상회의 비전 다섯가지=1월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에서 다룬 몇 가지 이슈가 눈길을 끈다. 먼저 20년 앞을 내다보는 담대한 ‘아세안 공동체 비전 2045’를 오는 5월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채택하기로 한 점이다.

둘째, 미얀마 군정의 선거 실시 움직임에 대해 선거보다 휴전이 우선이며 선거는 분리하여 따로 실시할 수 없고 모든 이해 당사자들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단호하게 경고했다.

셋째, 동아시아정상회의의(EAS) 활성화 방안이다. 정상들이 실무진에서 준비한 발언문을 단순히 읽기보다는 더 많은 시간을 쌍방향 토론에 배정함으로써 더 깊이 있는 의견교환을 할 수 있도록 지원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넷째, 동티모르의 올해 아세안 회원국 가입 문제가 비중있게 다루어졌으며 의장국은 동티모르의 아세안 가입이 올해 의장국의 우선순위라고 강조하였다.

다섯째, 아세안과 ‘걸프협력이사회(GCC) 플러스 중국’과의 관계 강화는 올해 의장국 말레이시아의 ‘기함(flagship)’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

말레이시아는 오는 5월 쿠알라룸푸르 정상회의 계기에 제2차 ‘아세안-GCC’ 정상회의를 주최하며 바로 이어 ‘아세안-GCC 플러스 중국’ 3자 정상회의를 주최한다. 상반기 정상회의에 역외 국가를 초청해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며 아세안의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주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경제 분야 초점은 '디지털경제프레임워크협정'=아세안 경제장관 회의에서는 디지털 전환과 기술혁신 시대를 맞아 아세안 경제 및 산업 구조 고도화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되었다. 우리가 관심을 갖고 지켜볼 사안들이다.

우선 아세안 ‘디지털경제프레임워크협정’(DEFA) 체결 협상에 마지막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전 세계에서 동종으로는 최초 협정이며, 말레이시아의 의장국 수임 기간 중 협상이 완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협정이 발효되면 2030년까지 이 지역의 경제 규모를 2조달러까지 추가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둘째, 의장국은 AI 시대에 부응해 아세안 AI Summit을 올 6월 개최한다.

셋째, 의장국은 경제 분야 우선 추진 결과물과 관련하여 아세안-중국 FTA 3.0 개정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연내 체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한편 ’아세안상품무역협정‘ 업그레이드 협상을 올 3월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였다.

◆미·러 관계개선이 가져올 아세안·러 관계 활성화=동남아를 둘러싼 지정학적 격량 속에서도 한 가지 숨겨진 축복이 봄을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오래 기다렸던 미국-러시아 사이 데탕트가 마침내 도래했다. 이로써 베를린 장벽 붕괴 이래 아세안과 유라시아 대륙 초강대국 관계 위에 맴돌던 짙은 먹구름이 제거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푸틴 대통령에 대한 우호적 태도는 아세안-러시아 관계의 재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긍정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미-러 화해가 동남아에 의미 깊은 영향을 미칠 정도로 오래 지속될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미국발 관세전쟁은 지정학적 도전=예측 불가한 지정학적 구도 속에서 아세안을 둘러싼 대외적 여건이 늘 장밋빛처럼 밝은 것만은 아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1월 15일 상원 외교위 인준 청문회에서 미-아세안 관계의 초석으로 경제협력을 우선시 한다며 아세안 중시 입장을 천명한 바 있다.

반면, 아세안은 바이든 행정부에서 출범시킨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의 미래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IPEF 회원국 14개국 중 절반이 아세안 회원국이다.

1기 재임 시절 트럼프 대통령은 아세안을 외면했다. 2017년 11월 마닐라에서 개최된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 이후로는 계속 불참했다. 올 10월 초 예정된 제47차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특히 미-아세안 정상회의와 동아시아정상회의에 트럼프 대통령의 참석 여부가 아세안에 대한 그의 진지함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트럼프 2기는 출범과 거의 동시에 무역 전쟁의 전선을 캐나다 멕시코 중국 EU 등 주요 교역 상대국에서 동남아로 확산하고 있다. 상호 관세의 칼날이 전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아세안 전체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전쟁 사정권 안에 들어가 있다.

2024년 기준 대미 무역흑자 10대 국 중 베트남은 3위(1131억 달러), 태국은 10위(416억 달러), 한국은 8위(557억 달러)였다. 미국 발 관세전쟁에 어떻게 대응할지 아세안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 아세안과 협력 중요해져=이러한 대외적 도전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의 성장 엔진으로서 아세안 경제는 여전히 평균 5% 대의 성장률을 유지하면서 역동성을 보여주며 빠르게 통합되는 경제 실체가 되어가고 있다.

다가오는 2030년까지 GDP 3조8000억달러로 세계 4대 경제로의 도약을 목표로 삼고 있다. OECD는 올해 우리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5%로 하향 조정했다.

우리는 트럼프발 관세 압박이 초래하는 무역장벽과 지정학적, 정책적 불확실성 증대에 직면하고 있다. 아세안과 협력을 통해 이 난국을 풀어나가자.

정해문 전 태국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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